‘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우리네 속담처럼 세월이 흐르면 모든 것이 변하게 마련이다. 상권도 마찬가지다. 기존의 점포가 사라지고 새로운 건물이 등장, 상권지도를 바꿔놓기도 한다. 유동인구와 수요층 등 여러 가지 변화요인이 작용한다. 지난 3년 동안의 상권분석을 토대로 서울 시내 주요상권을 다시 한번 분석, 변화와 향후 전망을 짚어본다.
부유층들이 많이 사는 것으로 잘 알려진 압구정역 주변은 현대와 한양 등 대단위를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동호, 성수대교로 강북과 강남을 연결되는 교통 요충지이기도 하다. 때문에 많은 벤처기업과 은행, 증권사 등 금융권 사무실이 밀집돼 있어 소비수준이 높고 업종도 다양하다.
압구정역 인근에 위치한 로데오 상권은 10대와 20대 젊은층의 유동인구가 많고 주고객층을 이루는 반면 압구정역 주변은 10대부터 30~40대의 직장인, 그리고 노년층의 지역 수요까지 포함하는 그야말로 ‘멀티 상권’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성형외과의 천국이라 불릴 만큼 성형외과가 어떤 상권보다 많다.
서울에서도 강남, 강남에서도 가장 부유층이 많이 사는 것으로 알려진 압구정역 주변은 앞으로 인근 아파트들의 재건축 여부에 따라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곳이기도 하다.
압구정역은 강남 상권의 요지(강남역, 역삼역, 삼성역, 선릉역, 압구정로데오, 양재역, 신사역, 논현역등)중 평일과 주말에 관계없이 늘 유동인구가 붐비고 소비수준도 손꼽힐 만큼 높다. 무엇보다 방학과 학기 중의 매출 편차가 적고 다른 상권에 비해 경기에 크게 민감하지 않다는 것이 특장점이다.
청소년부터 노년층까지 폭넓은 수요층, 소비수준 높아 경기영향 덜 받아 압구정역 상권의 주요업종은 서비스 2백89개, 음식점 111개, 주점 81개, 판매 68개, 휴게음료 53개, 의류 50개, 오락 39개 순이다.
업종분포에서 다른 지역의 역세 상권과 두드러진 차이점은 서비스업의 수가 2백89개로 총 6백95개 점포 가운데 가장 많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상권에서는 음식점이나 주점이 가장 많은 반면 압구정역에서는 서비스업종이 음식업보다 3배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서비스업 비중이 높다는 것은 유동인구와 거주수요, 즉 고객층의 성향과 함께 소비상권이라는 특성을 짐작할 수 있다.
서비스업 가운데 가장 많은 업태는 역시 병원이다. 무려 84개나 되는 병원이 밀집돼 있는 것은 다른 상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분포. 대부분의 병원이 성형외과라는 것도 압구정역 상권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다.
그 다음 많은 업태는 부동산중개업소로 43개. 학원은 42개, 건강, 미용업 11개, 미용실 18개, 은행 13개, 증권업11개, 웨딩샵 7개 순이다. 업종 분포를 볼 때 탄탄한 구매력을 가진 거주수요와 유동인구를 흡수하면서 건강과 미용, 고급음식점들이 압구정 상권의 메인 업종으로 상권을 주도하고 있다.
유동인구는 인근 중고교학생들과 20~30대 여성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분식점도 16개나 된다. 지난해부터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죽전문점과 불닭집은 각각 3개, 패밀리레스토랑은 5개로 상권규모는 크지 않지만 구매력이 높은 계층에서 수요가 이뤄지는 업종들이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서비스업을 제외한 업종은 고르게 분포돼 있다.
현대백화점 건너편 대로변에는 부동산과 병원이 밀집, 은행과 의류점을 비롯한 판매점들 등 거주수요를 상대로 한 업종이 들어서 있다. 주로 현대아파트와 대로변을 사이에 두고 행정구역상 신사동으로 나눠진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주고객.
1층 10평 기준으로 점포 임대료는 보증금 5천만원에 월세는 2백만원 정도, 권리금은 5천만원에서 1억원이다. 점포 규모에 맞춘 커피전문점이나 휴게음료업보다는 캐릭터나 팬시, 문구전문점이 안전하다. 현재 매출이 좋지 커피전문점과 휴게음료숍들이 매물로 나와 있다.
압구정역 상권에서 최고의 입지를 꼽는다면 현대백화점 맞은편 먹자골목의 메인길이다.
인근 직장인들이 모이는 곳으로 대형 커피전문점과 피자, 아이스크림 등 유명패스트푸드, 고깃집, 맥주전문점, 편의점 등 다양한 업종이 분포돼 있다.
다양한 먹거리 업소들이 밀집돼 있는 먹자골목의 특성상 유동인구로 항상 북적댄다. 유동인구의 연령층도 20대부터 50대까지 폭넓다. 소득수준이 높은 거주수요자와 소비성향이 강한 유동인구를 감안, 객단가가 높은 퓨전 음식점이나 웰빙 음식점이 적당하다.
점포비는 1층 20평 기준으로 보증금 6천만원에 월세 3백만원 정도. 권리금은 약 1억원에서 1억 5천만원 선. 먹자골목에서도 메인길이기 때문에 점포 구하기가 쉽지 않지만 그 가운데서도 매출이 부진한 점포를 찾아내 시간을 두고 협상하면 의외로 저렴한 권리금에 점포를 얻을 수도 있다.
대로변 이면 먹자골목은 한식, 분식, 중식, 일식 등 음식점과 학원, 미용실, 바(bar)등 다양한 업종들이 들어서 있다. 이곳은 인근 직장인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고정고객을 확보하고 유동인구를 흡수한 점포들은 메인길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리는 곳도 꽤 많은 편. 따라서 비싼 임대료와 권리금을 주고 메인길에 입점하는 것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먹자골목 이면에서 아이템으로 승부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1층 30평 기준으로 보증금은 5천만원 월세 250만원, 권리금은 5천만원에서 1억원 정도. 매물이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나오고 있다.
옥수동에서 압구정으로 이어지는 동호대교 고가의 양쪽 대로변들에는 사무실이 밀집해 있고 커피숍, 대형학원, 분식점, 극장, 안경점 등 여러 업종이 고르게 분포돼 있다. 이곳은 현대아파트 건너편 대우자동차 대로변과 함께 압구정역 상권에서 1일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이 곳은 죽, 커피전문점 등 20~40대의 고객층을 타깃으로 하는 업종들이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예전 골프장 자리에 대형건물이 들어서면서 임대료가 대폭 상승, 인근 대로변 건물들의 임대료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점포비는 1층 전용면적 15평 기준으로 월세가 9백만원이나 되는 곳도 있다. 하지만 양쪽 대로변으로 유동인구가 많기 때문에 아이템만 좋다면 비산 월세를 내더라도 시도해 볼만 하다. 1층 10평 기준으로 보증금 5천만원, 월세는 2백만~2백50만원. 권리금은 8천만원에서 1억원 선이다. 이곳 역시 매물은 많지 않지만 인근 건물들의 재건축이 이뤄지고 있어 입점 전 재건축 여부와 임대료 인상 가능성을 반드시 살펴봐야 할 것이다.
현대아파트 건너편 대로변은 금융업과 부동산, 판매점이 주를 이룬다. 이 곳은 압구정역 지하철역에서 나와 버스를 타려는 인구들로 항상 북적거린다. 들고 나는 유동인구가 많아 대로변 버스정류장 앞 부근 점포의 권리금은 상당히 높고 매물도 잘 나오지 않는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학생들이나 주부들이 고정적으로 이동하는 라인으로 분식집이나 편의점, 학원, 미용실로 적당한 입지. 1층 10평 기준으로 점포비는 보증금 7천만원에 월세 2백만-2백50만원, 권리금은 1억5천만원 정도.
현대아파트 건너편 대우자동차 뒷 골목에 잇는 또 하나의 먹자골목은 직장인들과 인근 지역주민들이 즐겨찾는 크고 작은 음식점들이 몰려 있다. 유명한 정통중국음식점 ‘동천홍’을 비롯해 한식과 일식, 퓨전 음식점 등 다양한 음식점들이 들어서 있다. 특히 한정식과 일식 등 객단가가 높은 고급음식점들이 많다. 따라서 고가의 음식점을 창업하기에 적합한 입지다.
1층 30평 기준으로 보증금 5천만에 월 2백50만~3백만원, 권리금은 5천만원에서 1억원.
명확한 타깃 설정과 아이템 선택이 중요 소비성향과 수준에 맞는 운영전략 세워야
압구정역 상권은 주중에는 인근 주민들과 직장인들 비율이 3:7 정도로 직장인 비중이 높다. 반면 주말에는 주로 거주민들이 소비가 이뤄진다.
낮 시간대는 백화점을 이용하는 주부들과 인근 주민들이 많고 저녁에는 퇴근 길 직장인들과 거주지로 들어오는 지역주민이 어우러져 복합 소비층을 이룬다. 또한 인근 교회와 성당을 찾는 이들도 많다.
소비수준도 다양하기 때문에 업소들마다 타깃으로 삼는 고객층이 다르고 상품이나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거주수요자들은 좀 더 좋은 음식점을 찾아 압구정역 주변이 아닌 도산대로나 청담동으로 빠져나간다는 것을 파악해야 한다. 따라서 이른바 로열마케팅을 해야 하는 고가의 음식점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식업은 직장인들이나 젊은층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고 소득수준에 맞는 지역주민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중고가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압구정역 상권은 소비력이 아주 강하고 고급스런 인근 주민들과 실속을 추구하는 직장인들의 조화가 적절히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일반 외식업소보다는 객단가가 높은 한식이나 일식, 퓨전음식, 패스트푸드점 창업이 유망하다. 거주수요와 유동인구를 함께 흡수할 수 있는 업종은 단연 뷰티업종. 20~4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스킨케어와 다이어트, 헤어숍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주의할 점은 어설픈 아이템과 가격으로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명확한 타깃 설정과 가격, 판매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수준이나 성향을 감안할 때 저가전략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려운 곳이 압구정역 상권의 특성이기도 하다. 가장 안전한 것은 20~30대 연령층을 대상으로 적정한 가격의 세련된 아이템과 인테리어에 포인트를 두고 창업하는 것이다. 한편 곱창이나 설렁탕, 빈대떡 같은 서민형 업종도 고가와 중고가 외식업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 수 있는 틈새업종이 될 수 있다.
고객은 자기를 알아주는 가게를 찾게 마련이다. 따라서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찾고 있는지를 잘 파악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 것이 중요하다. 요즘은 독특한 서비스 방식이 성공창업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세련되고 고급화된 것을 추구하는 압구정상권의 고객성향이 특히 그렇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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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음식점
5천미만
